안녕하세요. 오래간만이네요. 아키에이지를 접다시피 했다가 이번에 성장- 1.2버전 업데이트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장문의 건의 사항을 올릴까 하여 이렇게 글을 씁니다.

아키에이지 몇 달을 쉬었는데 아직도 중요한 업데이트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투정을 좀 부리겠습니다.

먼저 애드온 및 매크로 기능입니다. 대체 이 기능 언제 나오나요. 예전부터 추가한다 말만 지독시리 늘어놓으시고 이제나 저제나 없던 계획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합니다. 그냥 개발자로서의 자존심 이런거 굽히고 월드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게임들 답습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키에이지도 RPG입니다. 힐러를 주로 플레이하는 저 같은 유저들은 일일이 클릭해서 타켓 잡아가면서 힐 하는 것 너무 불편하고 피곤하다는 거죠. 마우스 오버라든가 여러 가지 기능이 매크로로 빨리 구현 되었으면 좋겠군요.

이어서 아키에이지의 개성? 가장 특색 있게 손꼽을 수 있다면 여러 특성들을 조합해서 나오는 백여 가지 단위의 직업 종류를 손꼽을 수 있는데요, 이러한 장점 하나도 못 살리고 계신 것 아시죠? 제가 아키에이지 1차 테스트 말부터 시작해 이때까지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을 보면서 든 생각은 당초 계획에도 없던 만렙 제한 우격다짐으로 찔러넣는 것보다 직업별 특수 패시브 및 액티브 스킬을 추가해서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겁니다. 게다가 새로운 신규 특성, 증오? 이런 거 뭐 언제 나오나요?

특성 하니까 또 생각나네요. 신규 종족 및 종족 변환권 같은 것들은 언제 나오나요? 만렙 확장 같은 시간 끌기식 업데이트와 리니지 같은 하드코어 레벨업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을 떠나게 만들어놓고 이젠 다시 그것 수습하시느라 식생을 추가해 시간을 허비하고들 계시죠. 신규 종족- 나오나요? 언제요. 언제까지 아키에이지가 ‘신의 타이밍’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요.

이번에 추가될 해상전요, 1.2 트레일러 동영상을 보니까 범선 한척이 장비창 같은 것을 열어 여러 가지를 장착하고 해제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하나 예상해 볼까요. 물론 빗나갔으면 참 좋은 예상입니다. 범선만 그런거죠? 어선, 무역선 그리고 쾌속정 같은 배들도 개조를 할 수 있는 당연한 패치를 준비하시는 것 맞지요? 설- 마, 범선만 뭔가를 잔뜩 달고 다닐 수 있는 그런 패치는 아니겠지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패치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예전부터 참 많은 건의사항을 올렸으나 항상 뜬금없는 패치를 목격해 왔습니다. 정작 유저들이 원하는 것은 매크로라든지 신규 종족과 특성 그리고 기존의 직업들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을 보장하는 방편이 분명할진대, 어째서 아키에이지라는 커다란 배를 운영하는 분들은 모든 것을 제쳐두고 매순간 이랬으면 좋겠다- 식의 기분파 패치를 하시는 건지 섭섭하군요.

유저들이 뭘 더 기다리고, 뭘 더 갈망하고, 뭘 더 즐기는지 정녕 모르시나요? 그나마 이번 식생 패치로 그 지긋지긋한 도서관 따위 안가도 되어서 호박하나 사다가 박은 복귀한 유저입니다. 당초에 이렇게 될 것, 왜 리니지 같은 더러운 하드코어 사냥 방식을 도입했었나요? 왜요? 이런 식으로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수습하는 패치 하시다가는 아키에이지, 10%도 못 펼치고 흐지부지 될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또 그렇죠. 방어구와 무기의 밸런스차이 너무도 심각합니다. 무기는 하나만 잘 띄워도 데미지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데, 그 공격력에 발맞춰야할 방어구는 여섯 부위가 넘습니다. 수식어하나 제대로 맞추기도 힘든 방어구들, 강화까지요? 전설급 무기 막으려면 전설급 방어구가 필요하겠죠. 그게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무기와 방어구, 서로가 가지는 조건이 너무도 차이가 납니다. 쉽게 말해서 이 게임 공격 계수가 너무 높습니다. 방어 계수는 올리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공격 계수는 집중된 투자 한 번에 운만 따라주면 대폭 상승시킬 수 있죠.

또 전장 및 PvP 그리고 각종 인터페이스는 월드오브 워크래프트, 즉 와우를 답습하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싶습니다. 요점을 짚어드릴까요? 캐릭터 피통, 딱 2.5배로 늘려보세요. 아키에이지 PvP 진짜 재밌어질 겁니다. 에어나드 패치 때 웬걸 개념 찬 패치 하시나 했는데 그게 캐릭터들 기본 피통 늘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피통 좀 올려놓고 주문력 무기 데미지 괴랄하게 늘었더군요. 이 부분에 대해 한 번 잘 생각해보세요. 아키에이지는 핵&슬래쉬 게임이아니라 RPG입니다. 역할 분담인데 마법사든 첩자든 궁수든 모두가 암살자의 역할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전투에 있어서는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거친 숨을 내쉴 수 있는 틈을 마련해 보십시오. 가위바위보도 삼세판을 해야 더 흥미진진한 법입니다. 상대의 다음 수를 읽을 수 있는 틈, 그걸 마련할 수 없는 원콤에이지? 재미 없습니다.

할 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세금을 한 달까지 미리 내는 기능이라든가, 이번에 예술로 분리된 악보들을 모아 담을 수 있는 악보 책자, 그리고 늘 따라다니는 고질적인 인벤토리의 부족 문제, 특히 인벤토리의 경우 갈수록 거래 불가 이벤트 아이템 등을 지급 받는데 이벤토리는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죠. 그렇다고 집에 설치한 상자에 거래 불가 아이템이 들어가든가요. 짜증납니다. 뭐가 편의성 패치고 누구를 위한 패치인가요. 다른 게임이라면 당연히 있어야할 우편 몰아 받기 뭐 이런 걸 패치 했다고 자랑스럽게 예시로 영상까지 만드신걸 보고 사실 너무도 실망스러웠습니다.

단축키창도 모자랍니다. 너무도 모자랍니다. 단축키 배열창 위아래로 전환하는 기능 누가 쓰나요. 컨트롤 상 현실성이 있는 기능인가요? 단축키 창을 추가해 줄 수 없으면 애드온이라도 풀어 주시든가요. 여러분 능력이 모자라면 유저에게도 어느 정도 도움을 구하세요. 매크로와 애드온이라는 이름으로요. 개발자만큼 일 잘하고 창의력 넘치는 유저들, 아키에이지에 많습니다. 혼자 만들지 말고 같이 만들자고요.

그리고 예술 9만 찍은 저는 호구입니까. 5만이 숙련도 한계이던 시절에 작곡 1천자 제한이던 숙련도가 9만이 되었는데 1천자 제한 그대로입니다. 작곡하고 연주한다- 이것도 개발진 여러분 말마따나 참으로 아키스럽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아키스러운 컨텐츠가 1천자 제한에 걸려서 화음 악보 따로- 멜로디 악보 따로 음악 하나를 갈가리 찢거나 무미건조한 멜로디만 연주하고 있습니다. 작곡 제한 2천자~3천자로 대폭 늘려주세요. 뭐 마음 놓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하나도 없어요.

아- 글　쓰다 보니 너무도 화가 나네요. 이젠 제가 기억조차 하기 힘든데 하기만 하면 너무도 편하고 게임이 더 재밌어질 것 같았던 내용들이 너무너무 많았다는 생각이듭니다.

고객센터 직원 분. 내용 요약 하지마시고 제발 이 건의는 있는 그대로 개발진 분들께 전달해 주세요. 정말 제발 부탁드립니다. 일방적인 몰아치기식의 건의가 되어버렸지만요, 이 글을 가장 처음 읽으시는 분이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을 즐기시는 분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아키에이지 좀 살려주세요. 재밌는 게임으로 다가 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발 이 글을, 이런 글들을 여과 없이 개발진들이 읽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또 어긋난 패치가 다가오면 또 마우스에서 손을 떼는 날이 오겠지요. 그런 일상들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영영 떠나버릴 날들이 오게 될 수도 있겠지요. 기회는 늦었다 생각 되도 지금 뿐이라는 각오로 우리를 잡아주세요.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