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일기 - 검은 사람

나나의 일기 - 검은 사람

(추가바람)

생산 정보

소모 노동력 : 25
필요 숙련 : 없음
제작대 : 인쇄기

원고 획득 정보

  • 증오 능력 각성 퀘스트 <증오의 검> 완료

내용

#1

문지기가 된 후로 심연이 침묵했다.
마주보기만해도 요동쳤던 심연은 마치 긴 동면에 들어간 듯 조용했다.
심연까지 내게 등을 돌린 것인가... 이제는 시간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것이 멈춰간다.
무의미해져간다.
운명을 바꾸려고 한 대가로는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운명은 누가 만든 것인가.
운명을 만든 자를 저주한다.

#2

언젠가 부터 날벌레가 재재거리는 소음이 들려왔다.
이 방 안에 벌레가 있었나?
어디있는지 느껴지지 않았다.
백일몽을 꾸는 것인가?
소음은 계속 들려왔다.
*증... ..은 아..." 나는 이 소리를 무시한채 키프로사를 생각했다.
왜 돌아오지 않는 것인가?!
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인가?!
결국 나를 버린 것인가?!
왜?! 왜?! 대체 왜?!

#3

점점 증오에 잠기는 것이 느껴진다.
목소리도 점점 명확해진다.
증오를 품은 아이야
너의 증오가 들린다
나는 목소리가 환상이라 믿었다. 목소리는 환상이 아니었다.
그 목소리에도 증오가 가득 차있는게 느껴졌다.
그래도 좋았다.
대답을 했기 때문에.
환상이라도 상관 없었다...

#4

목소리는 나를 위로 해주었다.
이렇게 내버려둔 자들을 비난했고, 처지를 동정했다.
목소리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무엇이든 좋았다. 이 침묵을 깰 수 있다면.
이야기는 수백 가지나 되었다.
나는 듣고 또 들었다. 나는 그 이야기 중 많은 부분이 목소리의 이야기 인걸 알아챘다.
목소리도 나처럼 부당함에 대한 증오를 갖고 있었다.
나는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과 같았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점점 유일한 친구가 되어갔다.

#5

나는 목소리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계속된 되물음에 어느 날 목소리는 자신을 이곳에 가둔 전능한 존재에 대해 이야기 했다.
가두었다니?
나처럼 가둬졌다는 말을 나는 그 존재에게 적대감이 들었다. 이야기를 오래 나누다 보니 나는 이 목소리가 품고 있는 감정을 알게 됐다.
동물이나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의 마음까지도 알게 될 지는 몰랐다.
목소리가 내는 감정은 증오였다.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커졌다.

#6

전능한 존재를 향한 목소리의 증오는 상상할 수 없이 컸다.
내가 갖고 있던 증오보다 거대했다.
얼마나 갇혀있었길래 이런 증오를 가지게 된 것일까?
나는 목소리의 증오를 열어보기 시작했다.
온전히 목소리의 증오가 밀려들어왔다.
나의 증오는 목소리의 증오에 동화되어갔다. 목소리의 증오는 빛이 없었다. 내 안에 있는 심연과는 또 달라보였다.
아무 것도 없었다. 나 조차도 없어진 것 같았다.
존재 자체가 지워진 느낌이었다.
그런데 무섭지 않았다.
존재 하지 않지만 나는 나로써 존재 하고 있다.

#7

나는 문 앞에 서있었다.
문 안 쪽으로는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굉장히 아름다울 것 같았다.
그래서 몰래 안으로 들어갔다.
깜깜한 밤이라 아무도 날 볼 수 없을거 같았다.
하지만 꺼지지 않는 불이 나타나더니 어떤 사람이 나타나 나를 붙잡았다. 나는 꼼짝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은 화가 나서 구덩이를 파고 나를 묻었다.
나는 살려달라고 애걸했지만 그는 자비심이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빌었다.
살려주세요, 나가게 해 주세요
그리고 나는 눈을 떴다.

#8

의자에 앉아 있는 내가 보였다.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었다.
검은, 아주 검은 사람이 서있었다.
그가 말했다.
그는 우리의 외침을 듣지 않았어. 왜냐하면, 정원을 만든 사람은 죽어버렸거든.
나는 놀랐다.
가둔 자가 죽어버렸다면 어떻게 나갈 수 있는가? 그가 다시 말했다.
나를 가둔 힘을 느낄 수 있었어? 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너를 가둔 힘은?
....???!!
문지기의 의자, 이 문지기 방에서 작용하고 있는 힘, 나를 가둔 이 힘에서 같은 느낌이 났다.
그 전지전능한 자가 만든게 분명했다.

#9

정원을 만든 사람은 더 이상 오지 않아, 우리는 영원히 갇혀 있어야 하지.
나는 우리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무슨 죄를 지엇길래 영원히 갇혀있어야 하는가.
검은 사람은 정원을 딱 한 번 봤을 뿐이고, 나는 우연히 문에 손을 댔을 뿐이었다. 우리에게 악의는 없었다.
그런데 그 대가로 오랫동안 지독한 형벌을 받아야 하다니.
벌은 충분했다.
이미 지나치게 많이 받았다.
우리는 서로의 생각에 동의 했다.
전능한 자의 처벌은 부당했다.
이런 벌은 얌전히 받을 필요가 없다.

#10

어쩌면 전능한 자는 곧 돌아와 그들의 벌을 풀어주려 했는데 그만 죽어버렸거나,
돌아오지 못하게 됐기에 벌을 거두지 못한 것뿐일지도 몰랐다.
어느 쪽이든 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날 수 있다면 그래야 했다.
검은 사람은 자신을 도와주겠느냐고 물었고, 나는 그럴 힘이 생긴다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대답했다.
그 순간 내게 뭔가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내게 들어온 것은 검은 사람과 같은 기운이었다.
훗날 힘이 생길 때 그 기운을 따라오면 자신을 찾을 수 있을거란다.
검은 사람은 다시 사라졌다.
다시 혼자가 됐지만 내 안에 있는 검은 기운이 목소리와 연결되어 있어 외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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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자 : 블랑 @다미안 | 계승자 29레벨 | 정령술사 | 페레 (2019-04-28)
우수편집자 : 블랑 @다후타 | 계승자 36레벨 | 정령술사 | 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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