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아나드의 파편 방문일지
- 빛나는 해안 하리하라 집결지와 누이아 집결지에 놓여있습니다.
- 페이지는 적혀있지 않지만 읽기 편하도록 넣었습니다.
1페이지
벨시온 스승님께서 말씀하셨던 에아나드 도서관으로 통
하는 입구인 에아나드의 파편이 빛나는 해안에 나타났
다.
원대륙의 갑작스러운 부활과 함께 발생하기 시작한 기이
한 현상들이 에아나드 도서관에도 영향을 미친것 같다.
과거 찬란한 세기의 유산이 남아 있는 에아나드 도서관
을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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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시온 스승님께선 에아나드가 파괴의 신 키리오스에게
파괴당했을 때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시다.
에아나드를 대표하던 알렉산데르 학파의 일원이였으며,
키리오스에 대적했던 아란제브 님의 제자기도 하셨다.
나는 운 좋게도 벨시온 스승님께 마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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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이슈바라의 대부호 핫산의 모함으로 상인이였던 아
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는 고아가 돼버렸다.
먹고 살기 위해 배에서 잔심부름이나 하는 일꾼으로 들
어갔다가 폭풍을 만나 조난을 당했다. 그때 우연히 벨시
온 스승님의 세 번째 제자인 하이람 형님이 나를 구해줬
다. 덕분에 나는 알렉산데르 학파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에아나드의 계승자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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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책을 닮은 에아나드의 파편의 웅장한 모습 앞에
나는 가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진한 감동을 느꼈다.
서방 이슈바라 상인의 아들이었던 내가 신비의 마법학
파인 에아나드의 계승자가 된 것도 놀라운 일인데, 지금
은 이렇게 전설처럼 들어왔던 에아나드 도서관으로 향하
는 입구 앞에 서게 됐다.
사람 미래란 참 알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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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아나드의 파편을 통해 도서관에 들어간 순간, 우리 일
행은 마법사들에게 공격당했다.
마법사들은 우리를 향해 키리오스의 개라며 경멸어린 욕
설을 내뱉었다.
우리가 벨시온 님을 스승으로 모시는 에아나드의 계승자
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도서관의
마법사들은 우리의 말은 듣지 않고 자신들의 말만 쏟아
내며 계속 공격해왔다.
왜 이런 걸까?
6페이지
우리는 연로하신 벨시온 스승님을 에아나드의 파편으로
모셔와 도서관에 들어갔다.
벨시온 스승님께서도 도서관의 마법사들에게 공격을 당
했다. 스승님께선 자신을 공격한 마법사들의 이름을 부
르며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들은 자신과 동문수학했던
스승님을 키리오스의 개라 부르며 공격해왔다.
이천 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벨시온 스승님은 그들
하나하나를 모두 알아봤다. 그러나 그들은 누구도 벨시
온 스승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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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아나드의 마법사들은 비정상적인 상태였다. 그들은 도
서관의 마법으로 되살아났지만, 겉모습만 되살아난 것일
뿐이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그들은 도서관에 들어오는 모든 존재를 키리오스의 개라
욕하며 공격하길 반복했다.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벨시온 스승님께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8페이지
에아나드 도서관은 키리오스에게 멸망하기 하루 전의 상
태를 매일 반복하고 있었다. 시간이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처럼 똑같은 하루만을 계속해서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아마 100년이 지나도, 1000년이 지나도 에아나드 도서
관의 시간은 멸망 하루 전의 시간으로 고정되어 있을 것
이다.
9페이지
에아나드의 멸망과 함께 유실되었던 고대의 뛰어난 마법
을 되살리기 위해 우리 에아나드의 계승자들은 도서관의
마법사들로부터 공격을 피하면서 열람실에 비치된 책들
을 찾아서 정리했다.
에아나드를 계승한다는 이름에 걸맞게, 책을 정리해 새
로운 에아나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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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아나드 도서관의 마법서를 정리하던 도중, 놀라운 사
실을 발견했다.
도서관의 마법이 되살린 존재가 아닌 우리조차도 도서관
에서 시간의 흐름을 잃어버린 채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
게 된다는 것과, 에아나드 도서관의 마법이 점점 강해지
면서 시간이 반복되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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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아나드 도서관의 복원 마법은 폭주하고 있다.
만약 도서관의 마법 폭주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에아나
드 도서관의 복원 마법 영역이 점점 넓어지면서 몇 년 안
에 빛나는 해안 전체가 똑같은 하루만을 반복하게 될 거
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리고 십수 년이면 원대륙 전체가 에아나드 멸망 하루
전의 시간을 반복할거란 예측도 나왔다.
에아나드 도서관이 세상을 멸망이나 다름없게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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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시온 스승님께선 에아나드 도서관의 폭주를 막는 것이
세상을 지키는 일이라며, 에아나드 도서관의 봉인을 지
시했다. 우리 에아나드의 계승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스
스로의 손으로 되살아난 에아나드 도서관을 봉인해야 하
는 사명을 가지게 됬다.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키리오스에 맞서 싸워야 한다
는 생각만을 하는 에아나드 도서관의 마법사를 없애는
게 세상을 지키는 일이 돼버리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