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게, 보호구역과 중립구역을 떠나 실질적으로 안전히 있을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립구역의 경우에는 집안에 있어도 지나가는 적대가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솔직히 신기루 섬에 피난 가고 그러느라 하우징 컨텐츠를 제대로 즐기고 있다고는 말하기 모호한 입장에 있습니다.

분명히 보호구역과 중립구역 간의 땅값 차이라든가, 그런 것도 생각을 해야 하는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아무리 중립구역이라고는 해도 집에 있는 게 목숨을 담보로 한다는 건 이상하잖아요. 땅값 문제는 부수적으로 생겨난 거니 문제의 본질을 호도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생각되고, 집이라는 시스템이 자기만의 공간을 담보하는 것이라면 분명히 지금 이 상황은 어딘가 잘못된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집안을 평화 구역으로 만들기에는 자유도가 제한됩니다. 집안에서 싸울 수도 있는 문제고, 문 열어놨다가 적대가 들어와서 피의 향연이 펼쳐지는 것도 콘텐츠니까요.

그렇다면 이런 건 어떨까 싶습니다. 벽난로 주변 2m 평화구역.

집안 전체가 아니라, 모든 집에 공통적으로 있는 벽난로를 중심으로 좁은 반경의 평화구역을 지정할 수 있게(예를 들자면 불을 지펴 두는 시간동안만 평화가 지속된다든가) 해둔다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안에서 따스하고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됩니다.

모쪼록 적대가 무서워 자택경비원이 된 많은 초식들을 구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