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를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다 오베하고 있는 유저입니다.

저는 와우저 오베부터 시작해서 나름 하드코어 와우저라고 할 정도로 던전파밍과 퀘스트 중심의 플레이를 즐기는
일명 '레게' n '초식성 유저'라고 할 수 있겠네요. 피빕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제가 건의 드리고 싶은 사항은 절도에 관련된 의견입니다.
현재 서리꾼이라고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 재판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재판 채널이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죠.

저는 일단 개념정의를 먼저 하겠습니다.
'서리'라고 하는 말은, 순 우리말로서 '떼를 지어 남의 과일, 곡식, 가축 따위를 훔쳐 먹는 장난' 이라고 우리말 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글의 표현일 뿐이고, 같은 동네에 사는 꼬마들이 장난으로 '무,과일종류,닭' 같은 작물이나 가축을 훔쳐먹는 장난질이었고, 사회적으로 일정정도 용인된, 말 그대로 장난이었습니다.

하지만, 절도는 엄연히 다르죠.
형사상 범죄는 '범죄의 주체와 객체' '범죄행위' '범죄의 결과' '고의'의 4가지를 충족시켜야 범죄가 성립합니다.
절도의 경우 '절도의 가해자인 절도범, 절도 피해자' '절도 행위' '약탈이라는 절도의 결과' '절도하려는 의사'가 범죄구성요건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왜 절도가 문제가 되느냐?

가장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통나무 절도를 예로 들겠습니다.
아키에 이제 막 발을 내디딘 초보유저의 경우, 공용 수목원까지 진행하기에는 너무나 험난한 여정이 있습니다. 동틀녁 반도에 있는 공용수목원을 찾기까지 20렙 중반을 달려도 찾기 힘들죠. 그런데 통나무를 얻기 위한 퀘는 중간에 있습니다. 허수아비를 박고 안정적으로 작물을 얻기 위해서 허수아비는 필수죠.

여기서 잠깐, 아키로 넘어온 다른 유저들의 성향을 한번 돌아보겠습니다.
아키 카툰을 올리신 '흙인형님'처럼, 다른 국내게임 개발사들은 리니지의 현질 시스템을 수익모델로 하는 경우가 거의 태반입니다. 유저 입장에서 현질 시스템은 초식성 유저들을 게임에서 내몰아 버리는 게임 시스템중 가장 극악한 시스템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래서 블소나 리니지, 테라 등등의 게임에서 초식성 플레이를 하던 많은 유저들이 '저처럼' 아키로 넘어왔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추정이죠!!!!!! 강한 추정입니다!!!!! 또한 아키가 클베때 보여줬던 동영상이나 여러가지 홍보가 초식성 유저들을 유혹한 측면도 상당히 강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이고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목재는 다량으로 필요한데, 허수아비는 없고, 골드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숨겨서 키울만한 장소를 물색하고 가장 빨리 자란다는 주목을 필요한 만큼 숨겨심기를 했는데, 절도를 당했습니다.
로긴시간으로 무려 4시간짜리를 절도당한 피해자의 심정이 법정에서 소명되지도 않습니다. 피해자 자신은 법정에 소환되지 않으니까요. 전문 절도범들은 나무를 300~~500그루 이상 절도해서 달아나 버리고, 재판정에 와서는 '그래봤자 40~60분 로긴시간인데, @@@겜이나 좀 하고 오지 뭐!' 이래버립니다.
한그루에 4시간짜리 300~~500그루 입니다. 누적시간으로 무려 1200~~2000시간입니다.
재판이라는 시스템은 1차적으로 피해자의 '감정적'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여 사회 시스템이 붕괴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이자, 2차적으로 범죄로 인한 사회 시스템의 오작동을 방지하는 장치입니다.

범죄로 인한 피해를 당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않고, 범죄가 장난처럼 인식되는 시스템으로 떠나가는 유저를 막지 못한다면 이처럼 많이 유입된 초식성 유저들이 등을 돌리고 떠나가는 사태를 개발자들은 두눈뜨고 그냥 지켜봐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입니다.
'열라 키워놓으면 뭐해? 서리당하면 끝인데'
'무역할려고 특산물 만들면 뭐해? 거대 원정대들 작살 쾨속선 한방에 골로 가는데...씨바... 접자'
'결국은 피빕이네. 초식성 유저를 배려한다고? 열라 키워서 절도범. 약탈 원정대 배불려 줄 일 있나?'
이런 소리가 결국은 나오게 될 것 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의견을 드리고 싶은 것은,
1. 재판 시스템에서 벌금형과 중노동형입니다.
손해를 끼친 만큼에 대해서 골드와 중노동형으로 배상할 것.
시간을 배상할 순 없으니, 끼친 피해와 그 박탈감을 보상할 만한 수준의 골드로 벌금을 내게 하는 것.

2. 중노동형으로 수목원이나 농장, 공용 축사 같은 건물제작에 일정시간 노동을 투입하도록 할 것.
이 부분은 범죄자 디버프 시간을 투입한 노동력에 비례해 차감하는 방법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3.소규모 상행위에 대한 안전무역장치를 구현해 주실 것
1인 등짐이나, 가족단위 소규모 무역인들을 위한 대륙간 안전무역장치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빛탑에 있는 비행정이 그러한 장치로 준비되고 있다면, 환영할 만한 조치가 되겠군요. 또한 대륙간 공용 무역선도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바다를 항해하는 것도 상당히 운치가 있었거든요. 빠른 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운치를 즐기면서 천천히 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올린 의견에 대해 마무리를 지으며 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저는 사실 국내 게임 개발사가 만든 mmorpg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울온,와우,에버퀘스트 최근엔 리프트 같은 스토리가 탄탄하고, 퀘스트가 잘 짜여진 게임들.
던전 레이드를 하면서 던전의 짜임과 보스의 패턴이 다양하고 공략의 재미가 살아있는 게임들이 더 좋았기 때문입니다.
렙업과 닥사, 만렙달고 장비를 맞추고 나면 피빕과 현질로 도배하는 국내게임들은 정말 짜증 그 자체였습니다.

아키의 클베영상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거라면 와우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다. 만렙 달아도 할게 있고, 모험과 소소한 재미가 여기저기 깔려있고, 만들고 팔고 도움되는 재미가 있겠다. 이건 정말 재미있겠다.'

게임시스템 상으로 보면, 와우만큼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게임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레게들'을 위한 던전 시스템과 보조하는 각종 소소한 재미거리들 (파티음식 같은 것들)
'피빕유저'들을 위한 다양한 전장과 전용아이템. 그리고 피빕을 한번을 즐기게 해주는 기초 퀘스트.
무엇보다도 각 직업에 특화되는 각종 제작시스템들. (예를 들면 천템 제작유저가 만드는 마법양탄자 같은 것들)

저런 시스템을 가진 와우만큼이나, 혹은 와우보다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부디 와우보다 더 재미난, 하루하루 접속해서 더 재미있는 즐길거리가 가득찬 아키에이지로 만들어 주세요.
그러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재판시스템을 구축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